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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그 특공대: 로봇 트윈스 (Special Gag Force Robot Twins, 1993)> 영구와 맹구의 이상한 만남 ­
    카테고리 없음 2020. 7. 20. 11:08

    ※ <태권브이>, <우뢰매>, <의적 임꺽정>의 김청기 감독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로보트 태권브이' 시리즈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90년 전후 '우뢰매' 시리즈를 성공시킨 김천기 감독의 작품이다.1986년 개봉된 우뢰매 1은 비공식적으로 전국에서 200만 명 이상을 모았다고 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지만 어떤 시리즈든 작품을 거듭할수록 흥행 성적이 떨어져 이 작품이 개봉되는 1993년에는 이미 전성기가 끝났다고 봐도 무방하다.이 작품은 심형래와 이창훈이라는 당대 최고의 개그맨이 출연하는 것으로 화제를 모았다.그중 심형래는 1982년 KBS 코미디 1기 특채로 데뷔해 1988년 KBS 코미디 대상을 수상하는 등 1990년 전후 가장 인기 있었던 개그맨이다.그가 1984년 발표한 심형래 코믹 캐럴 앨범은 50만 장이라는 엄청난 매상을 기록했다.그가 연기한 유머 1번지의 영구야에 등장하는 캐릭터 영구는 이창훈의 맹구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고의 바보 캐릭터로 사랑받았지만 이 캐릭터로 그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다.특히 영구와 땡칠이 시리즈는 1989년부터 3년간 4편이 제작됐지만 시리즈 첫 작품은 비공식적으로 300만을 동원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이후 그는 9편까지 만들어진 <외계에서 온 우뢰매> 시리즈 등으로 방학 기간 동안 어린이 관객들을 극장이나 비디오 앞에 불러 모은 전설적인 희극 배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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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배우 이창훈은 개그맨으로 알려지기 전 10여 년간 연극무대에 섰다가 KBS 김은래PD의 권유로 <유머1번지>의 '맨손의 청춘' 코너에서 '달영이' 캐릭터로 대중 앞에 등장했다.이후 한국 드라마 코너에서 맹구라는 캐릭터로 전무후무한 인기를 누렸고, 데뷔 첫해인 1990년 KBS 코미디 신인상, 1992년 KBS 코미디 대상까지 수상한 인물이다.맹구는 심형래의 영구에 이어 가장 사랑받은 캐릭터로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성대모사를 하는 개그맨이 종종 있을 정도다.그러나 이창훈은 맹구라는 캐릭터를 극복하지 못하고 슬럼프에 빠졌고 연극무대에 대한 갈증까지 겹치면서 결국 코미디 무대에서 완전히 물러난다.여담으로 그는 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린 만능 엔터테이너 전영록의 아내였던 배우 이미영(2명은 1997년 이혼)의 오빠이자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활동 중인 정보람 정우람(RAMI)의 삼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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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와 같이, 이 작품은 1980~90년대 한국 최고의 코미디언인 심형래와 이창훈이 한 작품에서 만난 기념비적인 것이다.심형래와 이창훈은 당시 아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이들이 한 작품에 함께 등장하는 것은 이 둘이 만났다는 홍보 문구만으로 당시엔 꽤 화제가 됐던 것 같다.하지만 의외로 이 작품에 대한 정보가 적어 포스터 작성에 적지 않게 애를 먹었다.김천기 감독답게 이 작품 속에는 로봇이 등장하고 외계인이 지구를 침략한다는 설정, 그리고 심형래와 이창훈의 캐릭터인 영구와 맹구를 더해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이고 있다.197080년대 한국 로봇 애니메이션의 대부 같은 김청기 감독의 당시 위상을 말해주듯 그는 우뢰매 시리즈에서 심형래와 오랫동안 작업했고 이창훈과도 제로맨 맹 박사 등 서너 편의 영화작품을 공동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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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결정적인 아쉬움은 두 사람이 작화로만 표현된다는 점이다.앞서 포스팅한 <로봇 태권브이>, <스타짱가Z: 슈퍼베타맨 마징가V>가 작화보다 실사가 중심인 반면, 이 작품은 인트로에서의 흑발도사와 백발도사의 무술 대결을 제외하고는 풍경 실사 사진을 배경으로 인물 캐릭터는 작화로 덧씌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당대 최고의 개그맨 심형래와 이창훈의 만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마디로 낚시다.심지어 목소리 더빙조차 그들이 직접 한 게 아니라 전문 성우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쓰던 그들의 말투를 흉내내 더 당혹스럽다.이 정도면 두 사람에게 초상권료는 어떻게 지불했는지도 궁금하지만 사실 정말 출연했더라도 당시 최고의 출연료를 자랑하던 이 두 사람의 출연료만으로도 영화사가 흔들렸을 게 분명하다.결국 이 작품의 실패 원인은 다양하지만 두 배우의 부재에서 먼저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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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이 최고 인기를 끌었던 90년대에는 이들을 주연으로 한 영화(극장판비디오판 포함)가 1년에 4, 5편씩 꾸준히 나왔기 때문에 이 영화의 주 타깃인 어린이 관객이 두 사람이 작화로만 등장하는 이 작품에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맥락 없이 인트로에 등장하는 흑발도사와 백발도사의 대결을 비롯해 영구와 맹구의 결투신, 악당과의 대결에서도 광선만 쏘는 장면은 지겹게 반복된다.지구를 정복하겠다는 악당 존 캐논이나 소냐 같은 캐릭터는 김청기 감독의 보통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많이 본 캐릭터로 보이며 영구와 맹구가 이들과 만나는 과정도 억지다.어린이 애니메이션인데 유치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우긴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개연성은 가져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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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의 디자인이 70년대에 그려진 것 아니냐고 생각할 정도로 성의가 보이지 않고 1976년<로봇 태권 V>이후<태권 V>이외의 다른 로봇 디자인의 발전을 보지 못한 김·박천기 감독의 한계와<아담과 이브> 같은 애드리브를 통해서 김·박천기 감독의 짙은 종교 색을 엿볼 수 있다.70~80년대 수많은 작품을 연출하며 전성기를 누렸던 김천기 감독의 쓸쓸한 뒷길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영화의 엔딩이 가까워졌음을 깨달은 듯, 갑작스런 악당이 '회개되어'하는 황당함과 '납치'가 '넙치'의 사투리 등 말장난과 억지 개그 포인트 등……이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므로 작품 이야기를 하는 것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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